히든 피스 - 이소연 그릇은 흩어지기 위해 모여 있다 그릇은 깨지기 위해 모여 있다 그릇이 쌓여 나보다 오래 가정을 지킨다 그토록 많은 그릇이 깨져도 멸종되지 않는 오목한 세계 품을 수 있는 세계에 종말이란 없다는 듯 - (이소연 시집 ‘거의 모든 기쁨’) 쉽게 내다 버린 것들 서점에 놓아두었던, 몇 없는 그릇 중 하나를 깼다. 사소한 불운 하나로부터 종일, 좋지 않은 일들을 생각하는 것은 나의 나쁜 습관 중 하나다. 고작 그릇 하나일 뿐인데. 망연히 서 있던 마음을 다잡고 일단 큰 조각부터 모아 본다. “고작 그릇 하나”라고? 아닐 것이다. 거기에 담겨 있던 온갖 기억을 떠올리다가 도리질을 치고 말았다. 물성(物性)이란 물질이 가진 성질을 뜻하는 단어다. 종별로 고유한 특징이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