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경의 시:선] 생명이라는 사건 - 이근화 [문화/ 2021-09-29] 생명이라는 사건 - 이근화 계속 물을 주어야 한다 불안하면 지는 거다 그런데 더 주어야 하나 덜 주어야 하나 그늘을 좋아하는 것은 아닌가 의심하는 거다 (…) 상상하는 거다 너 아무것도 아니지 나의 몽상이구나 나란 망상이구나 죽고 없는 거구나 살기란 온전하기란 불가능한 거구나 - 이근화, ‘빈 화분에 물 주기’ (시집 ‘뜨거운 입김으로 구성된 미래’) 친구가 불쑥 내민 사진 속에는 고무나무 화분이 있다. 그리고 고무나무와 함께 커다란 버섯이 자라나 있다. 웃음을 터뜨렸다. “이게 뭐야? 버섯을 키우는 거야?” 친구도 웃는다. “오늘 아침부터. 오늘 아침에 보니까 버섯이 자라 있더라고. 신기하지?” 나는 다시 한 번 사진을 들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