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떨어진 단추 하나 - 이준관(1948∼) [동아/ 나민애 문학평론가 [동아/ 2022-05-07] 떨어진 단추 하나 - 이준관(1948∼) 해질 무렵, 운동장을 가로질러 가다가 떨어진 단추 하나를 보았지. 그래, 그래, 우리는 노는 일에 정신이 팔려 이렇게 단추 하나 떨어뜨리지. 그래, 그래, 우리는 노는 일에 정신이 팔려 서쪽 하늘에 깜빡, 해를 하나 떨어뜨리지. 공부를 잘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놀기를 잘하는 것도 공부 못지않게 어렵다. 먹고살자니 놀 시간이 없고, 놀 시간이 없으니 노는 법을 잊고, 노는 법을 잊으니 더 못 놀게 된다. 어른이 무슨 놀이 타령이냐 싶겠지만 놀이는 학자들도 인정한 문명의 기반이었다. 대표적으로 하위징아는 인간을 ‘놀이하는 인간(호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