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당신의 방 ― 이승훈(1942∼2018) [동아/ 2021-11-20] 당신의 방 ― 이승훈(1942∼2018) 당신의 방엔 천개의 의자와 천개의 들판과 천개의 벼락과 기쁨과 천개의 태양이 있습니다 당신의 방엘 가려면 바람을 타고 가야 합니다 나는 죽을 때까지 아마 당신의 방엔 갈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나는 바람을 타고 날아가는 새는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내장산 단풍이 타오르듯 붉다고 한다. 많은 사람이 그걸 보러 갔다. 더 많은 사람이 그걸 보고 싶어 했다. 그런데 단풍이 붉든 붉지 않든 상관없는 사람들도 있다. 예전에는 나도 단풍을 좋아했었지 싶지만 지금 아무 설렘도 없는 사람들이 있다. 뭔가를 좋아하고, 희망하는 것도 에너지가 있어야 한다. 타는 듯 붉은 단풍은 남의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