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달 - 최원규(1933∼) [동아/ 2022-06-11] 달 - 최원규(1933∼) 그대 보이지 않는 것은 없어진 것이 아니라 수미산이 가려 있기 때문이리 그대 미소가 보이지 않는 것은 없어진 것이 아니라 잎새에 가려 있기 때문이리 그대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은 없어진 것이 아니라 바람 속에 묻혀 있기 때문이리 아 두고 온 얼굴을 찾아 하늘로 솟구치는 몸부림 그대 가슴에 뚫린 빈 항아리에 담고 담는 반복이리. ‘해가 좋아, 달이 좋아?’ 만약 시인에게 물어보면 어떤 대답이 나올까. 이건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 질문에 필적할 만큼 난제다. 어려우니까 다수결에 따라보자. 정확한 수치를 헤아린 사람은 없지만, 우리나라 시에는 유독 달이 많이 등장한다. 그러니 나는 시인한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