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다시 목련 ― 김광균(1914∼1993) [동아/ 2022-02-19] 다시 목련 ― 김광균(1914∼1993) 사월이 오면 목련은 왜 옛 마당을 찾아와 피는 것일까 어머님 가신 지 스물 네 해 무던히 오랜 세월이 흘러갔지만 나뭇가지에 물이 오르고 잔디잎이 눈을 뜰 때면 어머님은 내 옆에 돌아와 서셔서 어디가 아프냐고 물어보신다 하루 아침엔 날이 흐리고 하늘에서 서러운 비가 나리더니 목련은 한잎 두잎 바람에 진다 목련이 지면 어머님은 옛 집을 떠나 내년 이맘때나 또 오시겠지 지는 꽃잎을 두 손에 받으며 어머님 가시는 길 울며 가볼까 겨울 하면 떠오르는 시인에는 김동환이나 백석이 있다. ‘국경의 밤’을 쓴 김동환은 함경북도 출신이고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의 백석은 평안북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