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눈물의 형태 - 김중일(1977∼ ) [동아/ 2022-08-20] 눈물의 형태 - 김중일(1977∼ ) 언젠가 식탁 유리 위에 한 줌의 생쌀을 흩어놓고 쇠젓가락으로 하나하나 집으니 어느새 눈물이 거짓말처럼 멎는 거야 여전히 나는 계속 울고 있었는데, 마치 공기 중에 눈물이 기화된 것처럼 그런 이야기를 하며 또 너는 운다 나는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쇠젓가락을 가지고 네 맞은편에 앉는다 그리고 쌀알처럼 떨어진 네 눈물을 아무 말 없이 하나하나 집는다 그것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위로의 형태라는 듯 (하략) 슬플 때면 대청소하는 사람을 알고 있다. 속상할 때 설거지를 더 뽀득하게 하는 사람도 알고 있다. 말해서 무엇 하리. 일부의 심정은 말로 풀어지기에는 너무 단단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