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자세 - 신성희오늘도 노인은 빗자루로 낙엽을 쓸고 있다(…)나뭇잎 한 장 떨어지면 달려가서 줍고나뭇잎 두 장 떨어지면 달려가서 줍고동네 입구, 화이트 슈퍼 앞길을 왔다 갔다 왔다 갔다 아침부터 잠들 때까지 그 짓을 되풀이하고(신성희 시집 ‘당신은 오늘도 커다랗게 입을 찢으며 웃고 있습니까’)낙엽 쓸기 내가 운영하고 있는 서점 앞에는 아름드리 플라타너스가 네 그루 있다. 그것들은 여름 내내 잎을 키우다가 가을이 되면 쏟아낸다. 어찌나 양이 많은지 거리가 뒤덮일 정도다. 인근 낙엽은 다 저 네 그루 잎일 거야. 나는 농담을 하곤 한다. 햇빛 잘 들고 바람 많은 곳에서 자라는 덕분일 것이다. 올봄에는 가지치기를 했는데도 어느새 우람해져 쉼 없이 잎을 떨어뜨리고 있다. 겨울이 되어서도 다 떨구지 못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