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경의 시:선] 기쁨과 슬픔 [문화/ 2022-04-20] 그렇군요 많이 놀라고 속상하셨겠어요 저는 당신의 슬픔을 이해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 슬픔을 꼭 안아주고 싶다는 그런 마음이 들어요. 하지만 때로는 슬픔이 우리를 한층 더 강하게 만들어 주기도 하니까요. 우리, 우리의 슬픔을 믿기로 해요. - 김누누 ‘건너편의 슬픔’(시집 ‘일요일은 쉽니다’) 얼굴 까먹겠다고 연락한 후배를 만났다. 반갑게 인사와 근황을 나누고 난 다음 그는 조심스레 묻는다. 요즘 SNS에 올라오는 글마다 슬픔이 짙다고. 괜찮은 거냐고. 그랬나. 나는 되짚어 생각해보다가, 아니라고 별일 없다고. 봄이라도 타는 모양이라고, 하하 웃었다. 그러면서, 사실 뭐 기쁠 일도 없다고 덧붙였지만 후배는, 슬프지 않다는 것에 안도한 모양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