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경의 시:선] 글쓰기의 어려움 - 임수현 [문화/ 2022-03-16] 글쓰기의 어려움 어제도 오늘도 한 줄도 쓰지 못한 잎사귀는 아무렇게 낡아 가요 초심이란 조바심과 같아서 돌아갈 수 없는 길을 부를 때 쓰는 말일까요 (…) 슬픔은 잘 적으면 잎맥처럼 반짝인다 문장을 보고 오늘은 어디든 가 보겠다 했지만 - 임수현 ‘어디로 갈지 몰라 달팽이에게 길을 물었어요' (시집 ‘아는 낱말의 수만큼 밤이 되겠지’) 낯선 사람들 앞에서 직업을 밝혀야 하는 순간이 찾아오면, 도리 없이 긴장하곤 한다. 시인이 부끄러운 일은 아니나, 남다른 것도 사실이다. 내 대답을 들으면 그렇군요! 하고 감탄한 다음, 무언가 떨어뜨린 사람처럼 다음 말을 찾느라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시에 관한 경험이나 생각을 풀어놓는 사람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