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경의 시:선] 귀엽고 아름다운 오해 [문화/ 2022-05-04] 나는 볼 수 없는 것 당신은 보고 있을 거예요 그쪽에서 꽃이 피고 있다고 하셨죠 못 본 꽃을 본 당신이 보여주세요 모르는 암흑이라서 당신 손을 잡아요 당신을 통해서 끝이라고 쓰고 꽃이라 읽을 수 있어요 - 황혜경 ‘See’(시집 ‘겨를의 미들’) 선배가 아내의 전화를 받은 것은 퇴근하려 채비를 하던 참이랬다. “오늘 늦지 않지? 올 때 꽃 좀 사다 줄래?” 꽃이라고? 의아해진 선배는 재차 물어보았다. 선배의 아내는 간결하게 대답했다. “응.” 이상했지만, 더 물어보지 못했다고 했다. 혹시 기념일을 놓친 건가 싶어졌기 때문이었다. 알았다고 대답을 하면서 서둘러 달력을 뒤져본 선배는 어떤 단서도 찾지 못했다고 한다. 부쩍 떨어진 기억력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