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경의 시:선] 익숙함의 소중함 - 마종기 [문화/ 2021-07-07] 익숙함의 소중함 - 마종기 어떤 꽃은 듬직한 나무도 거느리지 못한 채 살아 있는 것만도 기쁜 듯 크기도 색깔도 향기도 별로 없이 맨날 싱겁게 웃으며 흔들거리네. 그런 꽃을 보면 편안해지고 만만해지고 따뜻해지고 느긋해져서 어깨가 다 가벼워지는데 - 마종기, 아내의 꽃(시집 ‘천사의 탄식’에서) 친구가 하소연한다. 아이가 장난감을 탐하는데, 막상 사주면 하루 이틀 즐겁다가 그만이라는 것이다. 하루 이틀이 다 뭐야. 한 시간도 안 갈 때가 있어. 그의 아내가 거든다. 나는 그 말이 우습다. 아이의 싫증이 재미나서가 아니다. 우리 어렸을 때, 똑같은 얘기 듣지 않았니. 어디 어렸을 때뿐인가. 당장 책상 서랍을 열어보면 철 지난 물건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