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이생 ― 하재연(1975∼ ) [동아/ 2021-03-20] 이생 ― 하재연(1975∼ ) 엄마가 나 되고 내가 엄마 되면 그 자장가 불러줄게 엄마가 한 번도 안 불러준 엄마가 한 번도 못 들어본 그 자장가 불러줄게 내가 엄마 되고 엄마가 나 되면 예쁜 엄마 도시락 싸 시 지으러 가는 백일장에 구름처럼 흰 레이스 원피스 며칠 전날 밤부터 머리맡에 걸어둘게 나는 엄마 되고 엄마는 나 되어서 둥실 아무래도 선물은 자기 자신보다 타인을 위한 것이기 쉽다. 다른 사람 주려고 선물을 사러 간다고 치자. 뭘 사야 할까. 대개는 내 입맛에 맛있었던 것, 내가 좋아하는 물건을 떠올린다. 나한테 이게 좋았으니, 당신에게도 좋으리라. 이런 생각이 이기적이라고 탓할 수는 없다. 내게 좋은 것을 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