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어떤 사람 ― 신동집(1924∼2003) [동아/ 2020-07-25] 어떤 사람 ― 신동집(1924∼2003)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별을 돌아보고 늦은 밤의 창문을 나는 닫는다. 어디선가 지구의 저쪽 켠에서 말 없이 문을 여는 사람이 있다. 차갑고 뜨거운 그의 얼굴은 그러나 너그러이 나를 대한다. 나즉히 나는 묵례를 보낸다. 혹시는 나의 잠을 지켜 줄 사람인가 지향없이 나의 밤을 헤매일 사람인가 그의 정체를 알 수가 없다. 다음 날 이른 아침 창문을 열면 또 한번 나의 눈은 대하게 된다. 어디선가 지구의 저쪽 켠에서 말없이 문을 닫는 그의 모습을. 나즉히 나는 묵례를 보낸다. 그의 잠을 이번은 내가 지킬 차롄가. 그의 밤을 지향없이 내가 헤맬 차롄가. 차겁고 뜨거운 어진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