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동우 ― 심훈(1901∼1936) [동아/ 2020-08-15] 동우 ― 심훈(1901∼1936) 저 비가 줄기줄기 눈물일진대 세어보면 천만 줄기나 되엄즉허이, 단 한 줄기 내 눈물엔 베개만 젖지만 그 많은 눈물비엔 사태가 나지 않으랴. 남산인들 삼각산인들 허물어지지 않으랴. 야반에 기적소리! 고기에 주린 맹수의 으르렁대는 소리냐 우리네 젊은 사람의 울분을 뿜어내는 소리냐 저력 있는 그 소리에 주춧돌이 움직이니 구들장 밑에서 지진이나 터지지 않으려는가? 상록수의 작가, 그러니까 소설가로 알고 있지만 심훈은 재능이 많은 ‘멀티플레이어’였다. 그는 3·1운동에 참여한 민족운동가였고 동아일보 기자였으며 시인이자 연극인, 배우, 각본가, 영화감독이기도 했다. 심훈은 다재다능할 뿐만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