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미의 어떤 시] 독을 품은 나무 - 윌리엄 블레이크 (1757-1827) [조선/ 2021.04.05] 독을 품은 나무 - 윌리엄 블레이크 (1757-1827) 나는 내 친구에게 화가 났어; 친구에게 분노를 말했더니 분노가 사라졌지. 나는 나의 적에게 화가 났지만; 말하지 못해 분노가 자라났지. 그래서 무서워 나의 분노에 물을 주었지 밤에도 낮에도 눈물을 뿌렸지 그리곤 웃으며 분노의 나무를 햇볕에 말렸어 부드럽게 적을 속이는 함정이었지. 낮에도 밤에도 (분노의) 나무가 자라서 밝은 사과 한 알이 맺혔어. 나의 적이 빛나는 사과를 보더니, 그게 내 것임을 알아차렸지 뭐야. 밤의 장막이 드리워졌을 때, 그는 내 정원에 몰래 들어왔지; 다음 날 아침, 나무 아래 뻗어있는 나의 적을 발견하곤 아주 기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