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나 하나 꽃 피어 - 조동화(1949∼ ) [동아/ 2020-12-12] 나 하나 꽃 피어 ― 조동화(1949∼ ) 나 하나 꽃 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느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 피고 나도 꽃 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나 하나 물들어 산이 달라지겠느냐고도 말하지 말아라 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 결국 온 산이 활활 타오르는 것 아니겠느냐 상담 시간에 한 학생이 물었다. “선생님! 어디도 가지 못하고, 무엇도 하지 못하는데, 지금 저는 무엇을 준비해야 합니까?” 어린 사람은 아무 잘못도 없이 여러 권리를 박탈당했다. 게다가 아, 청춘은 준비할 권리마저 빼앗겼구나. 맑은 눈동자 앞에서 시절 탓을 하는 건 비겁하니까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다. 학생을 보내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