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갑식의 세상읽기] 國軍을 불신하는 나라의 장래가 궁금하다 - 문갑식 월간조선 편집장 [조선/ 2016.08.13]
성주 참외 변이 걱정하는 이들原電 근처에서 나는 대게 굴비는 무서워서 어떻게 먹고
레이더 전자파 쏟아내는 공항은 겁나서 어떻게 가나
자기들 생명 지켜주는 국군의 말도 믿지 않으니 이러고도 나라 온전할 수 있나
▲ 문갑식 월간조선 편집장 |
정 소장과 나는 2011년 9월 처음 만났다. 우리나라 최초의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艦)에 당시 해군 제7기동전단장이었던 그와 동승해 부산~마라도~이어도~평택항까지 2박3일 동안 취재했던 게 벌써 5년 전 일이다. 그 사이 그는 별 하나를 더 달아 소장(少將)이 됐고 영토 수호의 핵심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됐다.
그와 동행한 이들은 대령 두 명과 정치학박사 한 명이었다. 그들은 말했다. "국민이 사드와 관련된 국군의 말을 믿지 않습니다." 제주항 건설 때부터 하도 여러 번 겪어 익숙해질 만한데 그때마다 생경(生硬)한 상황을 또 맞이하게 됐다. 국군을 믿지 못하는 국민이 누구에게 자기 목숨을 지켜달라고 할지 정말 모르겠다.
사드는 공중 40~150㎞에서 최대 200㎞ 반경으로 북한의 미사일을 요격(邀擊)하는 무기다. 성공률이 100%이며 미군도 2008년부터 본토에 4개, 괌 기지에 1개 포대를 배치했다. 북한 미사일이 날아올 때면 이스라엘의 미사일 방어망 '아이언 돔(Iron Dome)'이 우리 언론에 등장하지만 사드에 비하면 어린아이 수준이라는 게 정설이다.
사드 반대론자들은 북한 미사일로부터 우리를 지켜줄 이 무기를 세 가지로 왜곡한다. 첫째 검증되지 않았다. 둘째 해로운 전자파가 나온다. 셋째 중국을 자극한다. 다 새빨간 거짓말이다. 금세 탄로 날 거짓말이 통하는 이유는 하나다. 음모론과 허구에 목숨 거는 '못된 버릇'이 한 번도 '사실(事實)의 철퇴'를 맞아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드는 1995년부터 개발됐다. 2005년부터 11번의 요격 시험평가를 해 100% 성공률을 보였다. 21년째 성능을 개선하고 있는 이 미사일에 대해 의심 많은 이들은 '뭔가 불안하기 때문 아니냐'고 물을 수도 있겠다. 거기엔 이런 답이 제격이겠다. "1950년대 초 배치된 미군 B-52 전략폭격기는 60년이 넘도록 시험평가를 받고 있다."
전자파가 그렇게 두렵다면 우리는 TV도, 전자레인지도, 스마트폰도, 컴퓨터도 쓰지 말아야 한다. 거리 곳곳의 통신장비가 뿜어내는 전자파 때문에 좀비처럼 변하고 싶지 않다면 집 밖에 나서지 말고, 지하철을 타는 대신 걷는 게 좋다. 사드 1개 포대보다 더 많은 레이더가 설치된 공항도 겁나니 해외여행의 꿈도 접어야 한다.
성주 참외가 변이(變異)를 일으킬 게 걱정된다면 원자력 발전소 옆에서 생산되는 울진 대게나 영광 굴비도 멀리해야 마땅하다. 그런데 우리는 돈이 없어 울진 대게나 영광 굴비 맛을 못 본다고 화내며 '흙수저' 신세를 한탄한다. 사실 대신 상상에 의지하면 이렇게 앞뒤 다른 행동을 하면서도 자기는 합리적이라고 믿는다.
중국이 자국 감시용이라고 화를 낸다면 고개를 굽실대고 벌벌 떠는 대신 당당히 요구해야 한다. "그렇다면 북한의 의주·온양·삼지연·강감찬산·청강읍에 설치된 북한 레이더부터 제거하라." 북한은 앞서 언급한 지역들에 미사일과 레이더를 설치해 중국 영토 500㎞ 이상을 24시간 365일 빼 놓지 않고 엿보고 있기 때문이다.
나라를 생각한다면 성주에 내려가 헌법 1조를 운운하며 영화 '변호인'의 팬임을 드러내기에 앞서 "왜 수도권이 사드 방어망에서 제외됐는가?" "북한 미사일로부터 서울과 경기도를 어떻게 지킬 것인가"라고 물어야 한다. 제 혈세로 제 생명을 지켜달라고 만든 국군을 안 믿는 국민, 그 괴물 같은 나라의 말로(末路)가 정말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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