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대법원 판결로 본 '4대강 사업 반대'의 허구성 - 박재광 美 위스콘신대 교수 (조선/ 151222)
▲ 박재광 美 위스콘신대 건설환경공학과 교수 |
4대강 사업의 효과는 최근 심각한 가뭄으로 판명이 났다. 뒤늦게 충남 보령댐 도수로 사업을 착공하고, 이후 1조원을 추가 투입해 4대강의 물을 다른 지역에도 활용하기로 했다. 기후 변화로 홍수와 가뭄의 빈도와 강도가 심화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학계의 견해였다. 특히 2008년 변희룡 부경대 교수는 '2012년부터 큰 가뭄이 시작돼 2015년 가을에 유례없는 가뭄이 발생할 것'이란 예측을 했다. 신속한 대응책이 절실했다.
지금 4대강의 16개 보(洑)에는 약 12억t의 물이 담겨 있다. 3~10년 지속되는 38년 주기, 25~29년 지속되는 124년 주기의 가뭄이 발생하는 물 부족 국가에서 큰 자산을 확보해 둔 것이다. 그런데도 반대론자들은 이를 시대착오적인 '강 죽이기'에 불과하고 생태 교란 불장난이며 경제적으로 전혀 가치가 없는 대국민 사기극이라 우겼다. 반대론자들은 보 건설로 자연하천이 훼손되고 생태계가 파괴된다고 주장했다. 녹조라떼라는 말을 만들어 연중 1~2주만 발생하는 녹조 문제를 침소봉대했다.
4대강 사업은 환경단체, 종교단체는 물론 여야가 함께 반대한 국책사업이다. 이러다 보니 4대강 후속 사업으로 계획된 지천 정비사업은 2016년 예산에서 또 제외됐다. 앞으로 25년 이상 지속될 가뭄에 댐 건설을 포함한 지천 정비는 필수적이다. 더 이상 정치놀이를 해서는 안 된다.
미국 대니슨 대학 철학과 교수인 스티븐 보겔은 지난 5월 펴낸 저서 '쇼핑몰같이 생각하자: 자연은 없다는 환경철학'에서 "강에 비버가 댐을 만들면 괜찮고 인간이 댐을 만들면 환경 파괴라 주장하는 모순을 보이는데, 자연은 원래 만들어진 것이고 따라서 인간의 건설적 행위도 다른 동물들의 행위와 동일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4대강 사업을 반대한 시민·환경·종교단체는 20조원의 세금이 각기 투입된 세종시나 여수엑스포 건설로 산·논·밭이 사라진 것에는 입을 닫았다. 이들은 유독 국민의 관심이 쏠린 국책사업만 환경 파괴란 명목으로 극렬하게 반대했다. 문제는 이런 국책사업들이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경제 발전을 도모하면서 보편적 복지를 위한 것이었다는 사실이다.
4대강 사업 반대는 제주해군기지 반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미국과의 FTA(자유무역협정) 반대, 3년 넘게 표류하는 경제활성화법, 10년 넘게 통과되지 않는 북한인권법과 동일 선상에 있다. 여기에 전문성이 부족한 자칭 전문가들이 가세해 국민을 오도했다.
앞으로 민주주의란 이름하에 자신들의 정치적, 이념적, 종교적 목적으로 과학적 근거나 대안도 없이 무조건 반대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이로 인한 손해는 국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고 장기적으로는 국가경쟁력 하락을 가져온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민주주의는 자유로운 의사표시가 허용되지만 가장 기본적인 국가 안위를 위한 원칙을 무시하면 지옥같이 된다. 이제 국민은 4대강 사업의 진가를 오랫동안 누릴 것이다. [박재광 美 위스콘신대 건설환경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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