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낡은 진보' 논쟁때… 사실상 끝났다 - 정우상 기자 (조선/ 151208)
[文·安 틀어진 결정적 계기]
- 安의 직격탄
"왜 운동권 문화에 갇혀있나, 왜 성장·안보에 무관심한가… 왜 자기 실패엔 관대한가"
- 文의 역공
"말 자체가 성립할 수 없는… 새누리당式 프레임"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의원의 관계는 언제, 무엇 때문에 결정적으로 틀어졌을까. 야당 관계자들은 7일 "두 사람이 지난 10월 '낡은 진보 청산' 논쟁을 벌인 뒤 '마이 웨이'를 결심한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안 의원은 10월 11일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는 왜 운동권 문화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가. 왜 성장·안보에 무관심하며 새로운 인재가 들어오지 않고 노쇠화됐나"라며 친노(親盧)와 486에 직격탄을 날렸다. 야당에서 '운동권 문화' 같은 말은 일종의 금기어(禁忌語)다. 안 의원은 "증오심의 막말 정치와 퇴로 없는 강경 투쟁" "자기 실패에 관대하지만 남의 실패는 물고 늘어지는 이중 잣대" "비리에 대한 온정주의" 같은 강한 말들을 쏟아냈다. 실명은 거론하지 않았지만 대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한명숙 전 총리와 '막말' 논란의 정청래 의원을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안 의원은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언급하며 "노무현 정부 때 추진했던 한·미 FTA와 제주 해군 기지를 스스로 부정했다" "통진당과의 후보 연대로 몇 배의 표를 더 잃었다"고 했다.
문 대표는 1주일 뒤 언론 인터뷰를 통해 역공에 나섰다. 문 대표는 "안 의원은 외부에서 당을 관찰하는 위치가 아니다. 언론에 대고 '입장을 밝히라'고 해선 안 된다"고 했다. 특히 '낡은 진보 청산'에 대해선 "말 자체가 성립할 수 없는 일종의 '형용 모순'"이라며 "새누리당에서 우리 당을 규정짓는 그런 프레임"이라고 했다.
'새누리당식 사고방식'이라는 문 대표의 표현에 안 의원은 격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원은 지난 6일 이 발언을 거론하면서 "다른 의견을 내면 정체성을 문제 삼는 인식으로, 우리 당이 어떻게 중도로 외연을 확장할 수 있느냐"며 문 대표를 비판하기도 했다.
안 의원의 김대중·노무현 정부 극복 주장과 관련, 문 대표는 "두 정부에 대한 폄하가 담겨 있다" "박근혜 대통령에겐 박정희 정부 극복하라는 말은 안 한다"고도 했다. 평소 격한 말을 자제했던 문 대표는 이날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10월의 논쟁 이후 두 사람은 확전을 자제했지만 결국 이달 들어 '지긋지긋한 상황을 끝내자'며 묵혀 왔던 섭섭함을 모두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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