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법 폐지·美軍철수 추진한 세력이 공산주의자들 아니냐"
[MBC사장 임명하는 방문진의 고영주 이사장 인터뷰] - 정우상 기자 (조선/ 151008)
국민이 공산주의자에 투표했나 - "국민들 현혹되기 쉬워… 文대표 대선 출마에 경악"
盧정권 5년에도 나라 건재한데 - "대한민국은 거대한 航母… 헌법·국보법이 나라 지탱"
이념 편향에 공정방송 가능하겠나 - "나라 지키자는 게 편향인가, 사퇴하면 이젠 아무도 말못해"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에 대해 "변형된 공산주의자"라고 한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의 발언이 정치권에 파문을 낳고 있다. 야당은 특히 고 이사장이 MBC 대주주인 방문진 이사장이며 공안검사 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이 정부의 언론 장악, 극우 성향이 증명됐다"며 공세에 나섰다. 여권 일부에서도 "국민 정서와 다른 발언"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지난 6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고 이사장은 7일 본지 인터뷰에서“문재인 새정치연합대표를‘공산주의자로 확신한다’고 한 말은 나의 체험에서 나온 것”이라고 했다. /남강호 기자 |
"'공산주의자로 확신한다'고 했다. 그런 확신은 나의 체험에서 나온다. 1980년대 내가 검사로 '부림사건'을 조사했다. 그들은 공산주의를 추종했다. 그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던 재판장조차 '그때는 선량하다 생각했는데 나중에 보니 완전 좌파였다'며 판결을 후회했다. 문 대표는 그런 사람들을 변호했다."
―공산주의자를 변호하면 그 역시 공산주의자란 말인가. 변호사는 살인자도 변호할 수 있다.
"문 대표는 '부림사건' 피의자들과 평생 동지가 됐다. 이념이 같지 않으면 그리하기 힘들다. 문 대표는 또 노무현 정부의 핵심 멤버였다. 노무현 정부가 추진했던 한미연합사 해체, 국보법 폐지, 연방제 통일은 북의 대남 전술 핵심이다. 문 대표는 통진당과 선거연대를 했고 통진당 해산심판을 부당하다고 했다. 이석기를 두 번이나 사면했다. 이런 행동은 그들과 같은 이념을 갖지 않고는 하기 어렵다."
―대선 때 48%의 국민이 공산주의자에게 투표했단 말인가.
"대한민국을 무너뜨리려 했던 노무현 정부의 핵심 멤버인 문 대표가 대선에 나온다고 해서 나는 경악했다. 불안했다. 내가 문 대표가 공산주의자라고 확신한다는 말을 한 것도 국민이 그 실체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감성적 이념이라면 문 대표는 오히려 이념적으로 더 확고한 편이다."
―노 전 대통령에게 '좌편향'이라고 하는 말과 '공산주의자'라고 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말이다.
"그분은 기본적으로 민중민주주의에 경도됐다. 변형된 공산주의인 민중민주주의는 주권자가 민중이라는 것이다. 노 전 대통령 말을 들어보면 항상 편을 갈라서 말한다. 물론 그가 이념적으로 정밀하게 빠져든 것은 아니지만 감성적 민중주의자인 것은 맞다."
―국민 상당수가 공산주의 이념에 동조한다고 생각하나.
"공산주의 이론이라는 것은 사회적 약자의 마음을 이용해 정권을 획득하려는 일종의 사기 이론이다. 그 사기에 속아 넘어가기 쉽다. 공산주의는 민중이 주인이 된다는 달콤한 '선전이론'이 있고, 결국 1인 수령독재가 필요하다는 실재 '실천이론'이 있다. 이런 사기술과 선전에 현혹된 국민은 제물이 되기 쉽다."
―고 이사장이 '공산주의자'라고 하는 사람들이 5년 동안 통치했지만 대한민국은 붕괴하지 않았다.
"그들은 공산혁명과 대한민국을 허물기 위해 수많은 시도를 했다. 주한미군 철수, 국보법 폐지, 10·4선언 같은 것이 그런 시도들이었다. 비행기는 조종사 한 명이 북으로 몰고 가면 그만이지만 대한민국이라는 거대한 항공모함에는 헌법, 국군, 국가보안법 같은 여러 장치가 있다. 그들은 이런 장애물을 제거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왜 김대중 전 대통령은 공산주의자가 아니라고 했나.
"김대중 대통령 때는 대미(對美) 관계가 좋았고 주한미군 철수, 국보법 폐지 같은 것이 없었다. 근거 없이 아무나 공산주의자라고 하면 안 된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도 '전향한 공산주의자'라고 했는데.
"김 전 지사 같은 경우 과거 자신의 이념 활동을 모두 다 인정하고 있다. 저와 지금 애국 활동을 하는 분 상당수가 과거 좌익 활동을 하다 전향한 분들이다.
―야당은 오히려 고 이사장의 정치적·이념적 편향성을 문제 삼고 있다.
"나라를 지키자고 하면 편협하고 편향된 것이고 나라를 허물자고 하면 공정하다는 것인가. 중립인 척하면서 '좌우가 화합하자, 좌익·우익 모두 나쁘다'고 하는 생각이 더 나쁘다."
―방문진 이사장은 공영방송을 관리·감독한다. 방송의 공정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공영방송 관리자는 나라가 무너지든 말든 무관심해야 하나. 그리고 나에게 자꾸 정치 편향이라고 하는데 내가 무슨 정치를 했나. 북의 대남전술에 맞서 싸웠을 뿐, 정치인도 잘 모른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안전을 해치지 않는다면 나는 모든 사상을 포용한다. 그리고 좌익이라고 지적하면 매일 '색깔론'이라고 하는데 지금 나에게 우편향이다 뭐다 하는 것 자체가 '역(逆)색깔론'이다."
―보수 진영 내부에서도 당신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이 적지 않다.
"나는 남보다 국가적 위험을 먼저 인식한다. 과거 검사 시절 민중민주주의자를 국보법으로 입건하려 하자 대검 간부조차 나에게 '민중이 주인 되는 나라 만들겠다는 것이 무슨 잘못이냐'고 나를 질책했다. 그때도 위험을 남보다 먼저 감지했기 때문에 나는 소수자였다. 지금 위험이 보이는데 그들을 내버려두란 말인가. 그러면 내 나라가 망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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