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환의 과학으로 세상읽기] 과학자의 삶으로 본 양자역학…
문과생도 빠져들걸요 - 이덕환 서강대 교수 (조선/ 140628)
짐 배것의 '퀀텀 스토리'
'분자, 원자, 중성자보다 더 작은 단위로 양자(量子)라는 것이 있는데, 양자는 법칙도 없이 제 마음대로 움직이지만 지켜보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움직이기도 한다.' 고위 공직에 지명되었던 인사의 강연 동영상에 나오는 당혹스러운 발언이다. 물론 과학에 대한 무지를 오히려 자랑으로 여기는 문과 출신에게 이 정도 오류와 왜곡은 크게 놀랄 일도 아니다. 학생들이 싫어하는 과학은 애써 가르칠 필요가 없다는 문과 출신 교육학자들에게 이과 폐지에 버금가는 문·이과 통합교육과정을 만들도록 맡겨두는 우리의 현실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1900년 막스 플랑크에 의해 시작된 양자역학은 눈으로 직접 볼 수 없는 미시(微視) 세계를 밝혀준 현대 과학의 '가장 아름답고 경이로운 이론'이다. 양자역학의 성과는 위대하다. 우리가 역사상 분자와 원자의 정체를 과학적으로 이해하게 되었고, 세상이 17종의 쿼크, 랩톤, 보손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표준모형'도 만들 수 있었다. 모든 것을 설명해주는 과학 이론에 대한 꿈도 꿀 수 있도록 해주었다. 화려한 정보화 시대를 열어준 인터넷과 스마트폰은 물론이고 100세 시대를 꿈꿀 수 있도록 해준 항생제와 자기공명영상장치(MRI)도 역시 양자역학의 산물이다.
양자역학은 물리적 실재(實在)에 대한 우리의 인식도 완전히 바꿔놓았다. '덩어리'를 뜻하는 희랍어에서 유래된 '양자'(quantum)는 미시 세계에서 에너지가 존재하는 양식을 일컫는다. 에너지가 불연속적으로 양자화된 분자, 원자, 중성자, 양성자, 전자와 같은 입자는 파동의 특성도 함께 나타낸다. 세상을 밝혀주는 빛이 파동이면서 동시에 '광자'라는 양자적 입자의 성질을 갖는다. 입자와 파동이 분명하게 구분된다고 여기던 거시 세계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지극히 제한적이라는 놀라운 사실을 일깨워준 것이 바로 양자역학이다.
옥스퍼드에서 화학을 전공하고 과학저술가로 활약하고 있는 짐 배것의 '퀀텀 스토리'(반니)는 양자의 정확한 의미를 이해하고 싶은 문과 출신에게 유용한 책이다. 문과 출신에게 거부감을 주는 수학적 설명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지난 100여년 동안 세상의 본질을 밝혀내기 위해 애쓰던 과학자들의 파란만장한 성공과 좌절을 통해 양자역학의 오묘한 인문학적 가치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양자역학은 문과 출신에게도 필수 상식으로 자리를 잡았다. '양자혁명: 양자물리학 100년사'(까치)와 함께 읽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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