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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종교계 '이석기 善處' 탄원, 당사자는 반성 한마디 없는데 (조선/ 140728)

설지선 2014. 7. 28. 09:17

[사설] 종교계 '이석기 善處' 탄원, 당사자는 반성 한마디 없는데


불교·개신교·천주교·원불교 등 종교단체 지도자들이 내란(內亂) 음모 혐의로 1심에서 유죄 선고를 받은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등 RO 조직원 7명에 대한 2심 재판을 담당하는 서울고법에 이들의 선처(善處)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낸 것으로 27일 밝혀졌다. 이 의원 등은 다음 달 11일 2심 판결을 앞두고 있다.

천주교 염수정 추기경은 "재판부가 법의 원칙에 따라 바르고 공정한 재판을 해주시기를 기도하며, 동시에 그들이 우리 사회의 한 일원으로 화해와 통합, 평화와 사랑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기를 청(請)한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지난 10일 서울고법에 냈다. 염 추기경은 RO 조직원들의 가족과 면담한 뒤 탄원서를 보냈다고 한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김영주 목사, 불교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 원불교 남궁성 교정원장, 대한성공회 김근상 주교 등 7명도 지난 25일 서울고법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탄원서에는 "누가 어떤 죄를 범했든 도움을 요청하면 그 죄를 묻지 않고 기도해주는 것이 종교인의 자세"라며 "더 이상 우리 사회가 어리석은 갈등으로 국력을 소진하기보다 서로 간의 이해와 포용이 허용되는 사회로 나아가기를 희망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종교인들이 피고인이나 범죄인을 선처해 달라고 얼마든지 탄원할 수는 있다. 가해자와 피해자 간 용서와 화해를 통해 사회 통합을 이끌어내는 것은 종교의 역할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석기 집단은 서울 한복판에서 무장(武裝) 폭동을 일으키려 한 혐의가 인정돼 올 2월 1심에서 징역 12년형을 선고받았다. 더구나 그는 "북은 모든 게 애국적"이라고 말하고 한국을 북한 체제로 통일시키려는 대남 혁명론을 추종한 종북(從北)주의자라는 사실도 드러났다. 종교 지도자들은 종교의 자유가 말살된 북한 체제를 옹호한 세력에 대해 선처를 탄원한 것이다.

종교 지도자들의 말처럼 범죄자라도 마음속으로 깊이 반성하며 용서를 구한다면 법의 심판이 끝난 후 사회 통합에 한몫을 하도록 기회를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는 종교의 정신이기 이전에 사회 구성원들 간의 계약인 법(法)의 정신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의원등은 이번 사건 수사·재판 과정에서 자신들의 혐의를 시종일관 '조작'이라고만 주장하고 있다. 반성하거나 회개(悔改)하는 말은 들을 수도 없고, 고해성사로 국민 앞에 속죄(贖罪)하는 모습도 보여주지 않았다. 앞으로 헌법 질서를 지키겠다고 약속하지도 않을뿐더러 '사회 통합에 기여할 기회를 달라'고 호소한 적도 없다.

이 의원은 과거 민혁당 간첩단 사건에 연루돼 실형이 확정됐다가 노무현 정부 시절 사면(赦免)을 받았다. 그는 국가와 국민으로부터 이미 한 차례 용서를 받고서도 당시 범죄에 대해 사과하기는커녕 또다시 대한민국을 뒤엎으려는 음모를 꾸민 혐의를 받고 있다. 종교 지도자들은 선처 탄원이 순전히 종교적 입장에 따른 것이라고 해도 국민이 얼마나 수긍할 것인지도 한 번쯤 고민해봤어야 한다.



	[TV조선] 4대종단 최고위 성직자, 이석기 선처 탄원서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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