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일언] 마음이 자라지 않은 어른 - 이주향 수원대 교수 (조선/ 1400403)
주변에 그런 인간이 한 명은 꼭 있다. 자기 중심적이고 이기적이면서 천연덕스럽기까지 한 인간! 그 때문에 남들은 속이 터지는데, 정작 본인은 남 탓에 씩씩거리는 공격적 맹추! 악하다고 하기엔 천연덕스럽고, 뒤끝이 없다고 넘어가기엔 워낙 폭탄 같은! 그제 끝난 TV 드라마 '세 번 결혼하는 여자'의 일등공신 손여은이 그랬다. 어쩌면 그렇게 질투 충만한 맹추역이 잘 어울렸는지.
그녀가 악하기만 한 억지스러운 악녀였다면 시선이 가지 않았을 것이다. 그녀는 악녀는 악녀인데 주변에서 본 적이 있는, 도대체 상황 파악조차 하지 못하는 의도 없는 악녀였다.
자기 마음대로 안 되면 욱, 터지고, 자기 좋을 대로 해석하고 편집하여 이간질에 들쑤셔놓고도 해맑은 얼굴로 뭐가 잘못됐는지 이해조차 하려 하지 않는 어른 아이. 아이라면 봐주겠지만 어른이니 괴물인 인간. 마음대로 안 되면 신경질 부리고 야단치고 욕하고 밀치고 부수고 때리기까지 해서 도무지 소통할 줄 모르는 덩치만 어른인 아이!
맞다, 그녀는 우리 주변에서 확인되는 어른 아이였다. 그래서 그만큼 익숙했다. 마음속에 상처 입은 내면 아이가 웅크리고 떨고 있는 어른 아이!
무엇 때문에 그녀는 어른이 되지 못했던 걸까. 제대로 사랑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랑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사랑을 줄 줄 모르고, 마음대로 안 되면 무자비하게 때리는 어른 밑에서 툭하면 얻어맞았기 때문에 마음대로 안 되면 폭력적이게 된다. 알면 멈춘다, 아니 차츰 멈추는 법을 배운다.
세상에는 어른 아이가 많다. 어떤 이는 관계가 깨지는 게 두려워 상대의 약점을 잡고, 어떤 이는 고립이 두려워 욕을 하다 고립된다. 사랑을 믿지 못해 양다리를 걸치는 이도 있고, 사랑을 받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이도 있다. 상처 입은 자존심 때문에 상대를 인정하지 않는 이도 있고, 상처 받지 않기 위해 의심의 벽, 자폐의 벽을 쌓는 이도 있다. 어른 아이가 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돌아보면 된다. 내 속에 어른 아이는 어떤 모습인지, 나는 왜 어른 아이가 되었는지 돌아보는 시간, 그 시간이 자기 치유의 시간, 어른 아이가 어른이 되는 시간이다. [이주향 수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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