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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권 정치 불신하는 것은 세계사적 조류" 정시행 기자 (조선/ 110930)

설지선 2011. 9. 30. 11:06

"제도권 정치 불신하는 것은 세계사적 조류"

NYT 1면 톱 기사로 보도 "경제위기때 무능력 드러나"

"전 세계에서 기존 정치에 대한 신뢰가 급속히 와해되고 있다."

뉴욕타임스가 29일 1면 머리기사에서 각국에서 산발하고 있는 반(反)정부 시위는 정당과 선거, 노동조합을 통해 이뤄지는 제도권 대의(代議)정치에 대한 불신과 혐오라는 '세계사적 조류'라고 해석했다. 특히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특징인 실시간 정보검색과 소통, 개방, 참여에 익숙한 젊은 세대에겐 선거로 정당·정치인을 선택하고 다음 선거 때까지 그들에게 모든 권한을 위임하는 전통적 방식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시위는 독재와 가난에 신음하는 중동만의 문제가 아니다. 올해 들어 잘사는 이스라엘에서도, 민주정치의 요람인 영국에서도, 경제가 급성장하는 인도, 중국에서도, 심지어 세계경제의 심장인 미국 월스트리트에서도 자발적으로 조직된 시민들이 폭동을 일으키거나 광장에서 노숙을 하면서 권력자를 비난하고 정의(正義)를 외쳤다. 세계 2차대전 패전 후 경제 복구에 집중하기 위해 정치적 모험을 회피했던 나라들도 달라졌다. 일본에서 최근 5년 새 총리가 6번 낙마한 것도, 독일의 양대 정당의 당원이 급감하고 제3당이 선거를 휩쓰는 것도 국민들이 더 이상 기존 권력에 순종하지 않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1991년 소련 붕괴 후 미국 역사학자 프랜시스 후쿠야마가 '역사의 종말'에서 한 선언(자본주의에 기반한 서구식 자유민주주의가 세계사의 최종형태가 된다는 주장)은 20년 만에 휴지조각이 됐다"고 했다. 그동안 세계는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2000년 인터넷 버블 붕괴,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와 올해 유럽·미국의 재정위기와 같은 예측 불가능하면서도 쓰나미와 같은 경제위기를 겪었지만, 제도권 정치에 안주해온 정책 결정권자들은 이를 해결할 능력이 없음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정시행 기자 (2011.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