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로] 사교육까지 억대 좌파 강사 손에
조정훈 논설위원 / 조선 2010.07.30
"왜 이명박이 지정한 'MB 물가지수'라고 그러죠?… 이 '쥐박이 물가지수'가 뭐냐? '쥐박이'가 뭐를 한 거냐면요…."
억대 연봉을 받는다는 한 '스타 강사'는 수만명의 학생이 지켜보는 사회탐구영역 '인강'(인터넷 강의)에서 경제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렇게 내뱉었다. 그는 "대머리 까지고 통장에 29만원밖에 없는 ××"라고 전직 대통령에게 상소리를 해대더니 학생들에게 촛불시위에 나가라고 부추겼다.
상소리를 하면서 학생들에게 자신의 정치적 불만을 배설하는 강사는 그만이 아니다. "이승만 같은 인간이 이 나라 대통령이 되는 순간 정의(正義)는 땅에 떨어진 거야…. 이 나라 국민들은 많은 사람들이 지금도 박정희를 존경한대. 썩어도 이렇게 썩은 나라가 또 있을까"라며 혀를 차는 강사도 있다.
얼마 전 강의에서 한 여자 강사가 "남자들은 군대 가서 죽이는 거 배워 온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떠들썩했다. "소위 '1타'(1등) 강사의 삐뚤어진 생각을 아이들이 받아들였을 거라고 생각하면 식은땀이 흐를 지경"이라며 학부모들이 흥분할 만하다.
이 나라 공교육이 좌파의 손에 떨어져 수많은 학생이 '부끄러운 나라 대한민국'이라고 세뇌(洗腦)당하기 시작한 지 10년 이상이 흘렀다. 지금은 공교육 못지않게 엄청난 영향력을 끼치는 사(私)교육마저 좌파(左派) 강사들의 무대가 돼버렸다.
사교육 좌파 강사의 원조(元祖)는 386들이다. 대학을 졸업한 뒤 마땅히 일자리를 구할 수 없었던 이들은 밥벌이를 위해 학원가를 파고들었다. 입시에서 논술 비중이 높아지면서 학생 시절 김일성 주체사상 학습과 토론을 통해 '말을 부리는 법'을 익힌 이들이 언어영역·논술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386들은 1990년대 후반부터 급부상한 서울 대치동 학원가를 딛고 올라선 뒤 '인강' 열풍을 타고 운동장을 전국으로 넓혔다. 노무현 정부 시절 이들과 코드가 같았던 한 청와대 비서관이 "운동권 386들이 사교육 시장을 장악했다"고 할 정도였다.
10조원이 넘는다는 중·고생 대상 사교육 시장을 주름잡는 기업형 학원 대표나 유명 강사 가운데 전대협·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 등 김일성 주체사상을 추종하는 단체에서 활약했던 이들이 적지 않다. 이들은 친분과 인맥의 줄을 이용해 후배 운동권 출신들을 끌어들여 세력을 키워왔다.
'돈도 많이 벌었고 나이도 들었으니 이제는 이들도 달라지지 않았겠느냐'라고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다. '학원 좌파 큰손'들은 지금은 좌파 정당이나 좌파 시민단체의 든든한 돈줄이다. 좌파 시민단체들은 말로는 "사교육 철폐"를 주장하면서도 그 중심인 서울 강남 학원가를 표적으로 공격하는 일은 하지 않는다. 이들은 사실상 공생(共生) 관계다.
'사교육 좌파'들은 대한민국 체제를 이용해 배를 불렸다. 그러면서 그 돈과 영향력을 대한민국을 비하하는 데 쏟아붓고 있다. 강의 중에 대한민국을 헐뜯는 내용을 교묘하게 끼워넣는다. 교육 모순의 찌꺼기로 배를 불린 자신의 양심(良心)을 그것으로 달랜다. 지금 대한민국 학부모와 학생들은 이들에게 돈을 바쳐가며 그들의 '이념'을 배우고 있는 꼴이다.
요즘 학생들에게 '인강'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그런데 이 동영상 강의 내용을 점검하거나 관리하는 시스템은 없다. 대한민국 교육은 고장 나서 버림받은 공교육과 강남 좌파 사교육이란 두 바퀴에 얹혀 골짜기로 빠져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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