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차력사 ― 유홍준(1962∼) [동아/ 2021-10-16] 차력사 ― 유홍준(1962∼) 돌을 주면 돌을 깼다 쇠를 주면 쇠를 깼다 울면서 깼다 울면서 깼다 소리치면서 깼다 휘발유를 주면 휘발유를 삼켰다 숟가락을 주면 숟가락을 삼켰다 나는 이 세상에 깨러 온 사람, 조일 수 있을 만큼 허리띠를 졸라맸다 사랑도 깼다 사람도 깼다 돌 많은 강가에 나가 나는 깨고 또 깼다 얼마 전에 북한군이 차력을 선보였다는 뉴스가 있었다. 강하다는 걸 보여주려는 의도였을 것이다. 맞다. 차력은 놀랍고, 차력사는 강하다. 요즘에 차력은 무예보다는 묘기에 가깝지만 그래도 힘이 센 사람만이 행할 수 있다. 이런 것은 강한 자의 차력, 그리고 소수의 차력이다. 그렇다면 이 세상에 약하디 약한 차력사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