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경의 시:선] 아름다움을 결심한다는 것 - 박규현 [문화/ 2022-02-23] 아름다움을 결심한다는 것 - 박규현 오늘 반드시 아름다운 것을 봐버리자 너는 갓길의 트럭에서 자두 한 바구니를 샀다 조수석에 앉아 비닐봉지의 입구를 열어 자두가 바람을 쐴 수 있도록 도왔다 보이는 건 논두렁뿐 돌아서 가면 어디든 멀었다 - 박규현, ‘먼 곳’(시집 ‘모든 나는 사랑받는다’) 나는 여행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다. 이러저러한 여행을 경험해본 후에 얻은 결론이다. 대개는 여행에 대한 나의 생각을 ‘특이하다’ 여긴다. 시간과 돈이 없어 자주 즐기지 못하는 것뿐, 여행은 응당 좋은 것, 아니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이 때문에 나는 여행 이야기가 나오면, ‘여행의 좋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