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경의 시:선] 식사 한 끼 [문화/ 2022-08-10] 밥 - 장석주 나는 왜 밥을 먹는가, 오늘 다시 생각하며 내가 마땅히 지켰어야 할 약속과 내가 마땅히 했어야 할 양심의 말들을 파기하고 또는 목구멍 속에 가두고 그 대가로 받았던 몇 번의 끼니에 대하여 부끄러워한다. 밥 한 그릇 앞에 놓고, 아아 - (장석주 시집 ‘햇빛사냥’) 식사 한 끼 미국으로 유학을 간다는 후배와 밥을 먹기로 했다. 가깝게 지내온 지 수년이 됐는데, 밥을 함께 먹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식성도 모르는 사이였네. 미안해져서 무얼 먹고 싶으냐 마음껏 말해 보아라 큰소리를 쳤건만 후배의 바람은 냉면 한 그릇이었다.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데 냉면이 뭐냐고 거듭 설득해 보아도 한사코 거절하니 슬쩍 마음이 뾰족해져서는 그러자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