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새봄 9 - 김지하(1941∼2022) [동아/ 2022-05-14] 새봄 9 - 김지하(1941∼2022) 벚꽃 지는 걸 보니 푸른 솔이 좋아 푸른 솔 좋아하다 보니 벚꽃마저 좋아 이게 전부냐고 묻는다면 전부라고 답하겠다. ‘새봄’이라는 제목을 단 작품이 이것 말고도 더 있지만 각기 다른 작품이다. 9번 작품은 작의 끝번으로 이렇게 네 줄이 전부다. 단시 하이쿠를 떠올릴 정도로 짧다. 옮겨 적기 좋아서 캘리그래피로도 많이 쓰이고 한글 배우시는 할머니들이 따라 적기도 하는 작품이다. 그런데 간결하니 깔끔하구나, 하고 들여다보면 퍼뜩 놀라게 된다. 김지하 시인이 썼기 때문이다. 우리는 김지하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가. ‘황톳길’을 시작으로 ‘서울길’에 올랐다가 ‘타는 목마름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