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미의 어떤 시] 새로운 길 - 윤동주(1917∼1945) [조선/ 2021.09.13] 일러스트=양진경 새로운 길- 윤동주(1917∼1945)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 나의 길 새로운 길 민들레가 피고 까치가 날고 아가씨가 지나고 바람이 일고 나의 길은 언제나 새로운 길 오늘도… 내일도…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지하철역 스크린 도어에 새겨진 ‘새로운 길’을 읽으며 나는 빙긋 웃었다. 지금은 보기 힘든 평화로운 농촌 풍경. 내를 건너 고개를 넘어 민들레와 까치를 지나 “아가씨가 지나고”에서 나는 멈추었다. 아가씨가 없으면 고요하고 심심한 전원시인데 아가씨가 들어가서 시가 살았다. 속도감 있는 시행의 배치도 세련되었다. 이처럼 단순한 시를 쓰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