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사람의 등불 ― 고재종(1957∼ ) [조선/ 2021-09-04] 사람의 등불 ― 고재종(1957∼ ) 저 뒷울 댓이파리에 부서지는 달빛 그 맑은 반짝임을 내 홀로 어이 보리 섬돌 밑에 자지러지는 귀뚜리랑 풀여치 그 구슬 묻은 울음소리를 내 홀로 어이 들으리 누군가 금방 달려들 것 같은 저 사립 옆 젖어드는 이슬에 몸 무거워 오동잎도 툭툭 지는데 어허, 어찌 이리 서늘하고 푸르른 밤 주막집 달려가 막소주 한 잔 나눌 이 없어 마당가 홀로 서서 그리움에 애리다 보니 울 너머 저기 독집의 아직 꺼지지 않은 등불이 어찌 저리 따뜻한 지상의 노래인지 꿈인지 ‘미스 트롯’같이 성공한 경연 대회를 보면 꼭 이런 장면이 나온다. 낯선 가수가 노래를 시작한다. 첫 구절을 딱 듣는 순간 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