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매미는 올해도 연습만 하다 갔구나 - 윤제림(1960∼ ) [동아/ 2021-10-09] 매미는 올해도 연습만 하다 갔구나 - 윤제림(1960∼ ) 텅 빈 합창단 연습실, 의상만 어지럽게 널려져 있다 주인은 당장 방을 비우라고 했을 것이고 단장도 단원들도 불쌍한 얼굴로 방을 나섰을 것이다 말도 통하지 않으니, 울며 떠났을 것이다 나는 이 집 주인이 어떤 사람인지를 안다 매미는 생각도 못 했겠지만 그는 종종 시의 주인공이 되어 왔다. 매미는 결코 바라지 않았을 텐데 많은 시인들이 그를 퍽 좋아했다. 예뻐서는 아니었다. 예로부터 매미는 환생의 상징이거나, 청백리의 상징이었다. 그 소리가 시원하여 더위가 가신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괴롭게 읊조리는 이가 마치 매미 같다는 표현도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