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또 한여름 - 김종길(1926∼2017) [동아/ -06-25] 또 한여름 - 김종길(1926∼2017) 소나기 멎자 매미소리 젖은 뜰을 다시 적신다. 비 오다 멎고, 매미소리 그쳤다 다시 일고, 또 한여름 이렇게 지나가는가. 소나기 소리 매미소리에 아직은 성한 귀 기울이며 또 한여름 이렇게 지나보내는가. “서정시인은 거울을 들여다보고 소설가는 창밖을 내다본다.” 김종길은 한 아름다운 시인을 소개하는 글에 이렇게 적었다. 시인은 자신을 거울삼아 세계를 파악하고, 소설가는 세계를 바라보면서 자아를 찾는다는 말로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시인이 거울이 아니라, 창밖을 내다볼 때는 무엇을 볼까. 답은 이 시 속에 있다. 한 노시인이 창밖을 내다보고 있다. 한여름의 풍광을 옮겨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