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 정채봉(1946∼2001) [동아/ 2022-03-05]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 - 정채봉(1946∼2001) 모래알 하나를 보고도 너를 생각했지 풀잎 하나를 보고도 너를 생각했지 너를 생각하게 하지 않는 것은 이 세상에 없어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 처음, 이 시는 강렬하지 않다. ‘언어의 조탁’이라고 해서 시는 갈고닦는 작업을 중시하는데, 이 시의 조탁은 특이하지 않다. 어조도 강하지 않다. 무던히 시작하여 덤덤히 끝난다. 그렇다고 단어의 선별이 특별한 것도 아니다. 너, 나, 모래알, 풀잎. 여기에 우리가 모르는 단어는 한 개도 없다. 그러나 읽은 후에는 상황이 바뀐다. 흔하디흔한 단어만 썼는데도 시가 남기는 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