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산사 가는 길·3 - 유경환(1936∼2007) 세상에 큰 저울 있어 저 못에 담긴 고요 달 수 있을까 산 하나 담긴 무게 달 수 있을까 달 수 있는 하늘 저울 마음일 뿐. 가을 하늘이 높아지면 갑자기 세상이 확 넓어진 것처럼 느껴진다. 착시라도 좋다. 눈앞의 공간이 넓어지면 우리의 생각은 그만큼 더 자라나고 싶다. 사색하기 좋은 계절이 우리를 부추기고 있다. 혼자서, 아무도 모르게, 다른 사람 신경 쓰지 않고 너 자신에게만 집중하라고. 단 5분이라도 고요히 앉아 마음을 들여다보고 싶다. 나는 어디에 있고 어디로 가는가. 이런 질문을 쥐고 앉아 있으면 어지러운 마음 호수가 잔잔해질 것만 같다. 그럼 우리의 마음은 가을 하늘을 본받아 더 청명해지고 높아지리라. 오늘은 우리의 가을 사색을 도와줄 시를 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