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나에게 묻는다 ― 이산하(1960∼) [동아/ 2022-03-19] 나에게 묻는다 - 이산하(1960∼) 꽃이 대충 피더냐. 이 세상에 대충 피는 꽃은 하나도 없다. 꽃이 소리 내며 피더냐. 이 세상에 시끄러운 꽃은 하나도 없다. 꽃이 어떻게 생겼더냐. 이 세상에 똑같은 꽃은 하나도 없다. 꽃이 모두 아름답더냐. 이 세상에 아프지 않은 꽃은 하나도 없다. 꽃이 언제 피고 지더냐. 이 세상의 꽃들은 모두 언제나 최초로 피고 최후로 진다. 문답법은 일종의 화술이요, 수사학이다. 질문과 대답이 이어지면 그것은 일종의 담론이 된다. 이것은 공자라든가 소크라테스가 잘 보여준 바 있다. 질문과 대답의 이어짐을 우리는 철학이라고 부른다. 평범한 질문에 특별한 대답이 따라오면 그것은 깨달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