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경의 시:선] 귤 상자 - 안희연 [문화/ 2021-12-22] 귤 상자 - 안희연 귤 상자를 들고 너의 집을 찾아가는 길이었어. 겨울 금화는 귤. 겨울 금화는 귤. 노래진 손을 보며 낄낄거릴 생각을 하면서. 그런데 이상하지, 골목은 뱀처럼 혀를 날름거리며 좀처럼 길을 내어주지 않고. 너의 집을 찾을 수가 없어. 너의 집을 찾아갈 수가 없구나. - 안희연 ‘단차’(시집 ‘사랑에 대답하는 시’) 서점, 하면 책을 떠올리는 게 보통의 경우겠다. 하물며 서점지기라면 응당 그래야 할 것이다. 그런데 나는 ‘먹을 것’을 생각한다. 먹고 싶어서가 아니라 먹을 것이 너무 많아서 그렇다. 좋은 친구가 많은 덕분이다. 그들은 빈손으로 오지 않는다. 늘 양손 가득 무언가 챙겨오고 그것은 대부분 먹을 것들이다. 우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