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미의 어떤 시] 겨울 파리[寒蠅] - 김시습(金時習 1435∼1493) [조선/ 2021-11-22] 겨울 파리[寒蠅] - 김시습(金時習 1435∼1493) 겨울 파리 벽 위에 딱 붙어 날개 접고 마른 송장 되었네 소란만 일으켜 미움받아 앵앵대고 성가셔도 못 잡았던 찬바람에 다 죽었나 했더니 따뜻한 방에서 다시 날아올라 더 이상 살아나지 말라며 가시나무 손에 쥐고 혼쭐 냈지 더위엔 호기롭고 장하더니만 찬 서리에 풀 죽어 설설 긴다네 단청 기둥에 점 하나 되고 흰 벽 위 까만 사마귀 점 되어 쓸모없는 얇은 날개로 모퉁이에 천한 흔적 하나 남겼거늘 때 얻었다 방자하지 마라 권세 다한 뒤 그 누구를 원망하랴 (최명자 옮김) 재치와 위트가 넘치는 오언절구 한시. 2행에서 날개를 접고 벽에 붙은 파리를 마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