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콩알 하나 ― 김준태(1948∼ ) [동아/ 2021-05-22] 콩알 하나 ― 김준태(1948∼ ) 누가 흘렸을까 막내딸을 찾아가는 다 쭈그러진 시골 할머니의 구멍 난 보따리에서 빠져 떨어졌을까 역전 광장 아스팔트 위에 밟히며 뒹구는 파아란 콩알 하나 나는 그 엄청난 생명을 집어 들어 도회지 밖으로 나가 강 건너 밭 이랑에 깊숙이 깊숙이 심어 주었다 그때 사방 팔방에서 저녁 노을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에로스의 연인 이름은 프시케다. 그리스어로 그녀의 이름은 ‘영혼’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아울러 ‘생명’이라는 의미도 있다. 그렇다면 생명은 영혼과 마찬가지로 쉽게 볼 수 없겠구나. 생명은 나비처럼 아름답지만 쉽게 바스라질 수도 있겠구나. 그녀의 이름은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