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미의 어떤 시] 음주(飮酒) (제9수) - 도연명(陶淵明 365∼427) [조선/ 2021.07.12] /일러스트=양진경 음주(飮酒) (제9수) - 도연명(陶淵明 365∼427) 아침에 문 두드리는 소리 듣고 허겁지겁 옷 뒤집어 입고 나가 문을 열어 그대 누구인가 묻는 내 앞에 얼굴 가득 웃음 띤 농부가 서 있다 술단지 들고 멀리서 인사 왔다 하며 세상을 등지고 사는 나를 나무란다 남루한 차림 초가집 처마 밑에 사는 꼴은 고아한 생활이라 할 수 없노라고 온 세상 사람 모두 같이 어울리거늘 그대도 함께 흙탕물을 튀기시구려 노인장의 말에 깊이 느끼는 바 있으나 본시 타고난 기질이 남과 어울리지 못해 (중략) 술이나 마시고 즐깁시다 나의 길은 되돌릴 수 없겠노라 (장기근이 옮긴 시를 발췌함) 묻고 답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