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미의 어떤 시] 아이들을 곡하다[哭子] - 허난설헌 (許蘭雪軒·1563∼1589) [조선/ 2021-02-01] 아이들을 곡하다[哭子] - 허난설헌 (許蘭雪軒·1563∼1589) 지난해에는 사랑하는 딸을 잃고 올해에는 사랑하는 아들을 잃었네. 슬프고 슬픈 광릉 땅 무덤 한 쌍이 마주보며 솟았네. 쏴쏴 바람은 백양나무에 불고 도깨비불은 무덤에서 반짝인다. 지전(紙錢)을 살라 너희 혼을 부르고 술을 따라 너희 무덤에 붓는다. 나는 아네. 너희 형제의 혼이 밤마다 서로 만나 놀고 있을 줄. 배 속에 아이가 있다만 어찌 자라기를 바라랴? 부질없이 슬픈 노래 부르며 피눈물 흘리며 소리 죽여 운다. (강혜선 옮김) 자식을 잃은 슬픔을 생생하게 표현한 5언고시. 마음 놓고 울 수도 없었던 사대부 집안의 여인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