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별이 빛나는 감나무 아래에서 - 피재현(1967∼) [동아/ 2021-08-07] 별이 빛나는 감나무 아래에서 - 피재현(1967∼) 아버지는 가을이 깊어지면 감 따러 오라고 성화를 부렸다 나는 감 따는 게 싫어 짜증을 냈다 내가 얼마나 바쁜 사람인지 아느냐고 감 따위 따서 뭐 하냐고 아버지 돌아가시고 다시 가을이 왔을 때 엄마는 내게 말했다 니 애비도 없는데 저 감은 따서 뭐 하냐 나는 별이 빛나는 감나무 아래에서 톱을 내려놓고 오래도록 울었다 시를 읽으러 오신 분들은 모두 시의 손님이다. 손님께는 물 한 잔이라도 정성껏, 맑은 차라도 계절에 맞게 드리는 법. 그래서 봄에는 꽃과 나비의 시를, 겨울에는 흰 눈과 쓸쓸함을 준비하곤 했다. 그러니 오늘, ‘별이 빛나는’ 시를 준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