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나온 시] 동자승 - 이돈형 [문화/ 2020-08-26] 동자승 - 이돈형 붓다가 웃는다 마지못해 동자승이 따라 웃는다 집 마당에 있던 강아지처럼, 신랑각시 할래? 하던 영희 처럼, 골짜기에 흐르던 물처럼, 주지 스님의 빛바랜 승복 처럼 웃는다 품이 커 흘러내린 승복이, 빡빡 민 대갈통에 김 조각처 럼 붙어 있는 검은 점이 부끄러워 동자승은 웃는데 붓다는 찰나에 싯다르타를 본 듯 뒤통수가 가려워 웃 는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약력 : 충남 보령 출신, 2012년 계간 ‘애지’ 신인상으로 등단. 시집 ‘우리는 낄낄거리다가’ ‘뒤돌아보는 사람은 모두 지나온 사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