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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김수호-조선가슴시/최영미♣어떤 시

[최영미의 어떤 시] 술 노래 (A Drinking Song) - 예이츠 (W. B. Yeats·1865~1939) [조선/ 2021-12-13]

설지선 2021. 12. 13. 09:11

[최영미의 어떤 시] 술 노래 (A Drinking Song) - 예이츠 (W. B. Yeats·1865~1939) [조선/ 2021-12-13]




    /일러스트=김성규


    술 노래 (A Drinking Song) - 예이츠 (W. B. Yeats·1865~1939)

    술은 입으로 들어오고

    사랑은 눈으로 들어온다;

    우리 늙어 죽을 때까지

    알아야 할 진실은 이것뿐.

    술잔을 들어 내 입술로 가져가며

    그대를 바라보고, 나 한숨짓노라.



젊은 날, 술자리에서 흥이 오르면 소리 내어 암송했던 예이츠의 술 노래. 영어가 쉬워 외우려 애쓸 것도 없다. “입으로 at the mouth” “눈으로 in the eye” 전치사구로 끝나는 1행과 2행이 대구를 이루고 “comes in”이 반복되어 노래가 되었다. 마지막 행에 나오는 ‘그대’는 예이츠가 평생 (짝)사랑했던 모드 곤이리라. 술과 사랑의 진실을 이토록 간결하게 묘파하다니. 20세기가 낳은 가장 뛰어난 시인이라는 칭찬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우리가 늙어 죽을 때까지 알아야 할 진실이 어찌 이것뿐이랴. 그러나 이렇게 사랑에 죽고 사는 시인이 나는 좋다. 그녀 없이 행복할 수 없다는 예이츠의 말에 모드 곤은 이렇게 대답했다지.

“아, 그래 당신은 당신이 말하는 그 불행으로부터 아름다운 시를 만들지. 그래서 그 시를 보며 당신은 행복하지. 결혼은 따분한 일이야. 시인은 결혼하면 안 돼. 당신과 결혼하지 않은 것에 대해 전 세계는 내게 고마워해야 해.” [최영미 시인·이미출판 대표]



    A Drinking Song (시 원문)

     

    Wine comes in at the mouth

    And love comes in at the eye;

    That’s all we shall know for truth

    Before we grow old and die.

    I lift the glass to my mouth,

    I look at you, and I sigh.

     

    -William Butler Yeats (1865~19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