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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설지선-나의노래방/설지선☆가황노래

청춘♥항구*(피아노/권두영)

설지선 2008. 2. 6. 19:29
 * 노래/ 설지선 ** 피아노/ 권두영 

 

( * 아래 글은 수년 전 다음의 어느 노래카페에 이 청춘항구를 올리면서 추억 한 토막을 소개한 내용입니다.)



회원 노래방에 지금까지 제가 올린 노래가 이 '청춘항구'를 포함해서 10여곡이 되는군요. 한결같이 남인수님의 원창곡만을 올렸습니다만, 굳이 따지자면 그럴 이유가 없지는 않습니다.

우선 남인수님의 노래가 좋고 가창력이 뛰어나다는 제 나름의 평가가 첫째이고, 다음은 남인수님의 노래가 우리 성인가요의 모델이 되었으면 하는 소신과 바램에서 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이유는 남인수님의 노래에 서린 추억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저는 해방 이듬해 초등학교에 입학했습니다. 가을에 첫 원족(遠足=소풍)을 가서 장끼자랑 시간에 저는 엉뚱하게 남인수님의 이 '청춘항구'를 불렀는데 1등을 했지 뭡니까. 상품으로 벌겋게 '賞'이라고 인주가 찍힌 누런 똥종이 공책을 5권 받았지요.

생각해 보면, 초등학교 1학년생이 유행가를 부른 것도 별난 일이지만, 더더욱 웃기는 일은 성인가요를 잘 불렀다고 1등상을 준 선생님들 아니겠어요. 그 당시의 교육현장의 단면이지요. 그 후 일약 스타(?)가 되었고, 이것이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 상을 받은 저의 기록입니다.

이렇게 남인수님의 노래와 인연이 되었는데요, 이 '청춘항구'는 제가 돌이 넘을 때 쯤 나온 노래지요. 유행가라면 집에 있는 직꽁기(축음기)로 말 배우면서부터 응얼거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남인수님의 해방 이전의 노래 중에는 월북한 조명암이나 박영호의 작사 작품이 많지요. 5.16후 금지곡으로 묶였고, 남인수님도 62년도에 44세로 타계했기 때문에 많이 알려지지 않았어요. 민주화 이후 해금 되면서 옛날 노래들이 하나씩 불려지고 있습니다.

저도 우연한 기회에 '가요 114'의 '남인수팬클럽'에 가입하면서 잊었던 노래를 다시 찾아 즐기고 있습니다. 그러나 노래방에 옛노래의 반주가 한정되어 있으므로 이 노래는 팬클럽의 최연소 회원인 권두영군(고3, 부산 거주)에게 피아노 반주를 특별히 부탁하여 부르게 된 것입니다.

위의 사진은 바로 그 첫 원족에서 어머님과 함께 찍은 것입니다. 60년 전의 사진이지요. 이 노래를 듣거나 부를 때면, 늘 남인수님보다도 어머님이 먼저 제 마음에 자리 하십니다. 이제는 '청춘항구'가 저의 사모곡이 되고 말았습니다. 1988년에 76세로 세상 뜨셨지요. 2주후면 어머님의 기일입니다 (양 8/1). 깊은 밤에 이 노래를 올리면서 가슴 속에 살아나는 어머님 모습에 눈물을 삼킵니다.

 

ksh-청춘항구(권두영피아노041120).wma

 
ksh-청춘항구(권두영피아노041120).w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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